
오래된 구글 픽셀 1의 하드웨어적 한계를 극복하고, 24/7 무중단 자동 백업 서버로 재탄생시킨 과정을 기록합니다. 배터리 제거, 전원부 개조, 쿨링 시스템 설계 등 창의적인 문제 해결 과정을 공유합니다.
구글의 실수 Pixel 1 : 구글 포토 무제한 업로드 머신
Android Service for Unlimited Google Photos Uploads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모든 것은 시작된다. 내게 그 시작은 “구글 픽셀 1은 원본 화질 사진을 무제한으로 업로드할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었다. 만약 이 정책을 이용해 내가 찍는 모든 사진을 자동으로 업로드할 수 있는 개인용 백업 서버를 만든다면 어떨까?
이 단순한 상상은 예상치 못한 험난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정말로 무제한일까?
구글 픽셀 1은 2016년 구글이 야심차게 출시한 첫 번째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이다. 당시 구글은 이 제품의 판매 촉진을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는데, 바로 ‘원본 화질로 구글 포토에 무제한 업로드’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 정책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며, 나는 이 점에 착안해 개인용 사진 백업 서버를 구축하기로 했다.
처음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을 픽셀 1로 전송하고, 픽셀 1이 이를 구글 포토로 업로드하는 방식.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24시간 내내 서버 역할을 하려니, 수많은 한계와 문제점이 기다리고 있었다.
초기 프로토타입: 단순하지만 불안정한 시작.
첫 번째 시도는 안드로이에 단순히 PhotoSync등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작업이 너무 번거로웠고, 사용성이 매우 떨어졌다. 무제한 사진 업로드는 매력적이지만, 사용자의 손길이 너무 자주 필요했다.
중기 프로토타입: 편리성은 높였지만 터질 듯한 배터리 (Syncthing + FTP + PhotoSync)
두 번째 시도에선 Syncthing과 FTP, PhotoSync를 결합하여 자동화를 강화했다. 하지만 기기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배터리의 부풀어 오름 현상. 지속적인 발열과 CPU 스로틀링, 부풀어 오르는 낡은 배터리로 인해 서비스가 자주 중단되었고, 단순한 동기화 앱 설정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했다.
이로인한 물리적 위험을 방치할 수 없었고, 이젠 편리성을 넘어서 안전이 최우선 과제가 되며,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더 이상 ‘단순히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의 개입 없이도 24/7 안정적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작동하는 완전한 자율 서비스’로 다시 설계하는 것이 나의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현재 프로토타입: 픽셀을 NAS로 탈바꿈하다 (TailScale VPN + FTP + PhotoSync + DC 전원 개조)
이에 나는 하드웨어 개조라는 직접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우선 안전을 위협하는 오래된 배터리를 제거하였지만, 배터리 없이는 부팅조차 되지 않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나는 시스템이 요구하는 3.8V의 안정적인 전압을 직접 공급하기 위해 DC-DC 스텝다운 컨버터를 사용해 전원 회로를 새롭게 구성했다.
다음 과제는 발열이었다. 나는 CPU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열전도율이 높은 구리 방열판과 써멀패드를 이용해 나만의 패시브 쿨링 시스템을 설계하고 장착했다. 이로써 하드웨어는 24시간 작동해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여기에 Android의 ADB 기능으로 USB 외장 스토리지를 마운트하여 저장 용량의 한계를 극복하고, CX File Explorer를 이용해 FTP 서버를 구축했다. 여기에 Tailscale VPN을 연결해 외부에서도 사진이 자동으로 픽셀 서버로 전송되는 완전한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완성했다.
이를통해 픽셀 1은 더 이상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개조된 NAS(네트워크 스토리지)로 거듭났다.
최종적으로 Tailscale VPN과 PhotoSync를 통해 원본 화질의 사진이 전 세계 어디서든 픽셀로 안전히 전송되고, 구글 포토로 자동 백업되는 시스템이 완성되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언제 멈출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불안정한 시스템은, 이제는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99% 이상의 가동률을 자랑하는 완전한 24/7 자율 서비스로 다시 태어났다. 하드웨어 리스크는 사라졌고, 서비스의 안정성은 극대화되었다.
그래서 무엇을 얻었는가? - 진짜 홈랩의 가치
이 경험을 정리해 공유한 Reddit의 게시글은 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거의 100만 회에 가까운 조회수와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This guy homelabs!” - RED_TECH_KNIGHT
“42u 서버 랙으로 가득 찬 게시물은 부자들의 과시일 뿐입니다. 진정한 홈랩은 당신 같은 작업이죠. 정말 멋집니다!” - sniffstink1
“10년 된 픽셀을 열 관리와 VPN으로 NAS화하는 아이디어는 창의적이고 미쳤습니다(가장 좋은 의미로).” - External_Spread_8010
흔히 고가의 서버 장비나 화려한 서버 랙을 과시하는 ‘홈랩’ 게시물과 달리, 오래된 스마트폰으로 무제한 사진 백업 서버를 구현한 창의적인 접근이 진정한 홈랩 정신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 댓글은 “고가 서버 랙은 단순한 과시에 불과하지만, 이런 DIY 프로젝트야말로 진정한 홈랩”이라 표현했고, 다른 댓글은 “구글이 이 정도의 창의성을 가진 사람에게는 조건 없이 무제한 업로드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댓글들이 나를 진심으로 기쁘게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이것이 바로 진짜 홈랩(Homelab) 정신’이라는 평가였다. 정규적인 방법은 아니었지만, 주어진 제약을 창의적으로 돌파하고 기어코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많은 이들이 공감과 인정을 보내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이어야 하는 이유
물론 이 프로젝트에 대한 다른 의견도 있었다. 한 유저는 이런 말을 남겼다.
“솔직히 Revanced로 Google Photos 앱만 수정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신 것 같네요. 하지만 정말 멋진 작업입니다.”
ReVanced를 사용해 구글 포토 앱을 패치하면 5분 만에 무제한 백업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Spoofing이나 커스텀 롬을 사용하는 방법도 제안되었다.
맞다. 사실 더 쉬운 방법들이 많다. 그러나 내가 선택한 방식이 더 의미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정책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기술적 창의성을 발휘했다는 점.
- 홈랩은 돈으로 측정되는 장비가 아니라, 제약 속에서도 창의성을 발휘하는 과정 자체라는 점.
즉, 정책 위반을 하지 않는 동시에 실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진정한 홈랩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커스텀 롬이나 스푸핑 등을 활용한 빠른 방법을 추천했지만, 나는 이 방식에서 기술적 창의성과 도전적 재미를 느꼈다.
그리고 Reddit 유저 zyberwoof는 이렇게 평했다.
“이곳에 올라오는 게시물의 90%보다 훨씬 더 ‘랩(Lab)’스럽습니다. 확실히 금별을 받을 자격이 있네요.”
이 말이야말로 내가 홈랩을 하는 이유일지 모른다.
의존성은 역시나 줄여야겠지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Reddit 토론을 통해 구글 자체에 대한 신뢰 문제를 접했다. r/degoogle 같은 서브레딧의 존재는 구글의 데이터 수집과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를 보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Immich 같은 셀프 호스팅 솔루션도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구글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편의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Reddit에서 구글 서비스의 데이터 수집과 독점 문제를 제기하는 사용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의존성을 분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 - 홈랩의 진화를 꿈꾸다
이제 자신감도 붙었고, 앞으로의 계획도 있다. 전용 쿨링 챔버 제작, RJ45를 통한 유선 네트워크 연결, 온도 센서 추가 등 하드웨어 개선을 계속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Samsung DeX용 DIY 사이버덱이나 ReVanced 전용 기기 제작도 구상 중이다.
Let’s Homelab!
이 프로젝트는 내게 엔지니어로서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그것은 ‘단순히 생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든 실행으로 옮겨 현실의 문제와 부딪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한계를 넘어 하드웨어의 영역까지 파고들며 문제를 해결했던 이번 경험처럼, 홈랩이란 결국 얼마나 값비싼 장비를 갖추고 있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제약 속에서도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 그 자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앞으로도 나는 현실의 한계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뛰어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엔지니어로 살아가고 싶다.
앞서 내가 링크드인 게시물 에서도 말했듯이, 취미와 열정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은 커리어나 개인의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곧 클라우드 클럽 8기 모집도 예정되어 있다. 대학생과 직장인이 모이는 이 커뮤니티에서, DIY 및 온프레미스 서버 구축과 같은 창의적이고 실질적인 공부를 함께하고 싶다.
부담 없이 참여해 함께 열정을 나누길 기대한다.
“제약은 단지 또 다른 성장의 기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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